작년 늦가을 무렵부터 도서관 봉사를 시작했다.
지인의 소개해 준 도서관 봉사는 나름 나에게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을 제공해주었다.
한없이 무너져내리는 일을 겪을 때 대게 사람들은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모두 각자 자신만의 방식이 있겠지만 나는 책과 가까이 있는 순간들이 그저 내 나름의 힐링이자 버팀목이었다.사실 말이 봉사이지 내가 봉사하는 수요일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았다. 아주 간간이 와주시는 분들 그저 고맙고 반가웠다. 사람들이 오지 않는 도서관을 지키는 시간은 그야말로 나만의 것이었다. 나는 여기있는 책들을 다 읽으리라 다짐을 하며 책 한권 한권을 골라 읽어내려갔다.
나의 힐링시간.. 위로의 시간.. 이상하게도 내가 고른 책들 속에는 내가 위로받을 수 있는 작은 문구나 표현들이 있었다. 책이 내 마음을 읽는걸까? 나는 어두운 생각들로 머릿속이 그득할 때 도서관 창문으로 비춰들어오는 햇살이 그 부정적인 생각들을 밀어내주는것 같아 참 좋았다.
도서관에 있을때는 흐린날도 좋았다. 흐린날은 흐린대로 아주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면서 그저 하늘과 빛을 생각했다. 사실 고백하자면 도서관 봉사는 핑계이고 나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해서 시작한 부분도 크다. 이상하게도 나는 집에서는 책이 잘 읽어지지가 앉는다.
집은 나의 일터이다. 눈을 들기만 해도 할일들이 수두룩이다. 집중할 수도 없다. 핑계를 대자면 늘 산책하고 놀아달라고 보채는 우리집 강아지 때문도 있고 또 재택근무중인 남편 식사준비 때문도 있다. . 비록 일주일에 한번 고작 몇시간 뿐이지만 난 근 몇개월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나만의 출근도장을 찍었다. 그 동안 나를 품어주었던 이 공간과 나에게 말을 걸어준 책들 너무 고맙다. 또 잘 버텨내고 있는 나에게 쓰듬쓰담해주고 싶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나의 세월도 쉬이 지나가기를.. 그 지나감 속에 도서관 봉사라는 시간이 있어주어 너무나 다행이고 감사하다. -전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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